이별이라고 말하지 않는 역사를 지날 때 마다 누군가 푸른 깃발을 흔들며 배웅을 한다. 
                세상이 대롱대롱 메달린 홍시 같은 뜨거운 눈물을 마시는 이유가 사막에 심은 나무 한 그루 되어 
                타들어 타들어가다 끝내 티끌의 존재로 버려진 까닭임을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. 
                풍경이 쓰러지며 뒷걸음 친다. 
                켜켜이 밀어내며 달리는 가속도 속으로 빨려드는 불빛이 바람개비처럼 도는 이 밤 
                몸을 던져 놓고 별어곡으로 간다.
                마지막 인사도 없는 헤어짐으로 철거가 끝난 빈 집 마당에 남겨진 
                그가 심은 꽃같이 말라버린 기억을 가지고..




















   











   




                    호명산 추색

                    Hable Con Ella (Talk To Her) - Alberto Iglesias - Hable Con Ella